velle 2013. 9. 23. 17:23


병의원을 찾는 이유 :

1. 두려움 걱정 의문에 대해 상담하고 전문적인 견해 혹은 더해서 확신까지 얻고자

2. 불편을 해소, 완화, 개선 혹은 질병에서 회복, 치료되기 위해

3. 의사의 소견과는 무관하게 개인적으로 원하는 바가 있어. (ex. 금연/여드름/피임약 주세요)

4. 5. 6...


* 환자들의 방문 목적은 대개 진단 찾기가 아니다. (ex. 공단 검진 결과 신장 질환 의심, UA 혈뇨, 가족력 신장암. 혈뇨 상담차.)

 - 혈뇨에 대한 원인 찾고자 오는 수도 있지만

 - 신장암에 대한 두려움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걱정을 걷어내고자. 안심하고자.

 - 혹은 단순히 증상에 대한 해소를 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chief complaint 주소' vs 'reason for encounter 방문 이유'


cc.는 그 원인이 되는 진단명과 연결됨.

진단명이 없으면 의사는 일단 불안해져. 증상, 병력청취, 신체진찰과 검사는 모두 진단명을 얻고자 하는 것.

그래야 약이나 수술 같은 정통 의료행위가 이어질 수 있어.


but


병의원을 찾는 환자의 상당수는 자신의 진단명은 관심도 없어.


두통을 주소로 온 환자의 경우

1. 진단명을 궁금해하고, 치료하고 싶은 환자

2. 진단명 관심 없고, 아픈 것만 낫게 해달라는 환자

3. 이미 편두통이란 진단을 받았고, 여행 중 약이 떨어져 sumatriptan을 타러온 환자

4. 10년간 두통으로 고생하다가 벼르고 별러 MRI를 찍으려 돈 모아 오신 환자

5. 보험 회사 제출용 진단서나 소견서를 받고자 오신 환자

6. 7. 8. 9...


적어도 내게조차 '내가 너희에게 참진료를 제공하는 헌신을 하겠노라, 나를 따르라' 는 아니니까.


합법적으로 가능하고 의학적으로 필요한 것 - 다수. 문제 없음.

불법으로만 가능하나 의학적으로 필요한 것 - 다수.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지 손해를 보더라도. 인정/임의 비급여.

합법적으로 가능하고 의학적으로는 불필요한 것 - 비보험 말고 딱히 떠오르는게 없는데..

불법으로만 가능하며 의학적으로도 불필요한 것 - 고객의 비위 맞춤. 서비스 정신. 단골 관리. w/ 꼼수. 무시.


환자 말이 95% 구라더라도 말을 못 믿겠다고 의심하는 행동을 직접적으로 보여서는 안 됨, 

화내고 그걸 티내고, 한숨 쉬고, 고민하고 와레버.


되는건 깔끔하고 자연스레 되고, 안될건 똑부러지게 안되어야.


그래서 그냥 정해진대로 하는거구나.


암튼 몸이 힘들 때라도 최소 이상의 친절함 포맷을 갖출 수 있도록 신경 써보고

절대 안되는 것만 아니라면 '좋은게 좋은거다'


진료실 내에서 대화 아니 발화의 멈춤이 오래되지 않게끔

너무 차팅에만 신경쓰거나 ddx 위해 고민하거나 하지 말자

하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무의미하게라도 소리라도 내든지 울부짖든지 와레바


아 피곤하다